2008년 02월 03일
소소자[笑小子] 02회
[笑小子] 02
그리고 머리위에선 초망봉이 검과 함께 몸을 날리고 있었다.
소소자가 기척을 느꼈을 땐 때가 이미 늦었다. 등어리와 머리 두 곳에서 칼이 날아오고 있었다.
일단은 맹괴가 먼저 도착할 것이다.
이때 소소자는 합공공격의 약점을 알았다. 둘은 선과 면을 베지 못하고 있었다. 속도는 빠르지만 이미 둘보다 빠른 그에게 있어 속도는 무의미했다. 둘은 한 점으로 날아오고 있었고 닿을 무렵에 몸만 돌리면 되었다.
"아앗!"
"억!"
"이미 하나가 오고 있는것 같은데. 이래도 잔챙이라 할 수 있나."
흑장포인과 홍의여인 옆의 창문을 통해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옥황정을 호위하고 있는 사람은 우리 문내에서도 높은 무공실력을 가진 자들입니다. 기껏해야 한놈 들어왔다고 해서 큰 일이야 있겠습니까"
흑장포인은 홍의여인을 보았다.
"자네 말실수 했네."
"예?"
흑장포인은 손가락을 들어 홍의여인의 볼을 쓰다듬었다.
"한놈인 걸 어떻게 알았나. 자네 실력으로."
맹괴의 팔이 헐떡대며 저만치 구르고 있었다.
소소자는 맹괴에게 잠시 눈을 주고 옥황정으로 뛰어갔다. 이미 온갖소리가 들려온 이상 실력있는 놈들은 깨어나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일어나지 못하는 놈들은 상대하든 안하든간에 마찬가지였다.
달려가는 소소자 뒤로 피를 흘리며 초망봉이 쏘아보고 있었다.
콰캉!
옥황정 창문틀이 깨지며 소소자가 뛰어들어왔다.
방안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온갖 금장식들이 천장에 주렁주렁 달려 머리까지 닿아있었는데 천장 높이가 사람 키 두배만했다. 그 곳에 금박을 달아 별자리를 수놓았으니 온 방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소소자는 그곳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 눈앞에 광경은 어느정도 예상은 했으되 이렇게 잔혹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흑장포인은 홍의여인의 모가지를 잡고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흑장포인의 손은 솥뚜껑만했고 한번 힘만 주면 목이 삐그덕 거리며 뽑혀나갈 것만 같을 정도로 연약해보였다.
소소자는 흑장포인을 향해 외쳤다.
"고담! 슬슬 죽어줄 시간이 됐어."
사천일마 궁귀 고담.
사천에는 두명의 악인이 유명한데 그들은 정파 사파 어디에도 들지 않고 자신만의 세력을 누리고 있었다. 사천에서 무공하면 당문이 유명한데 당문은 밖의 일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편이었다. 사천당문이 시작된 것은 진나라 부터였는데 진시 천하를 통일하며 군문을 길렀다. 물론 변변찮은 무공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 군에 무예를 보급하고 관리하기 위한 사범을 기르는 데 군문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군문 이외의 무공집단을 철처히 토벌하기 위해서였는데 첫째는 금이요, 둘째는 세력들을 남겨놓으면 나라의 말보다 그들을 더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사천은 진이 시작한 함양, 지금의 장안과 가까워 그 피해를 많이 받았다. 그 이후로 누구의 일에도 간섭하지 않는대신, 일단 부딪히면 박살을 내는 가까이 하고싶지 않은 문파가 된 것이다.
"신기한 놈이구만. 누구지?"
고담은 소소자와 홍의여인 홍루각주 가소 작하영에게 물었다.
작하영은 눈만 굴리고 있었는데 숨쉬기 힘들고 말하기조차 힘들어서 이다. 소소자는 고담과 작하영 둘을 번갈아 보았다.
"네놈이 알바가 아니야."
고담은 오호라 이놈이 하는 표정으로 소소자를 바라보았다.
비록 고담이 강호에서 손에 꼽히는 강호인은 아니라 하나 나름대로 한 지방에서 세력을 만들어 이끄는 패주이다. 왕이라 말하지 않을 뿐이지, 구대문파중 하나라는 청성파조차 쉬이 업수이 여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를 두려워해서 그런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한번에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럼 쓸데없이 말이 길구나."
"말이 긴건 네놈이다!"
소소자는 작하영이 숨이 넘어갈듯이 보여 바로 고담에게 달려들었다.
카캉!
고담은 왜도를 가지고 싸우길 즐겨했는데 고담의 왜도와 소소자의 검이 서로 맞닿았다.
구름걷힌 달은 샛노랗게 땅을 비추고 있었다.
"소소자를 보낸 것이 잘한 걸까."
백발의 노인은 달을 보고 있었다.
노인이 서 있는 곳은 정자였다. 정자 주변은 온통 물이었는데 호수 안에 정자가 떠 있었다. 호수의 크기는 장정의 걸음걸이로 족히 천오백걸음은 되었는데 호수 안에는 정자가 다섯개가 있었다. 노인은 그중 가운데 정자에 서 있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노야의 판단은 틀린적이 없습니다."
백발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왠만한 일에는 보내지 말아야 하는데."
"이번엔 사람이 없었습니다.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그렇긴 하지. 하지만 귀하게 쓰일 물건은 허투루 보이지 않는 법이네."
고담의 왜도가 날아갔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반만 날아갔다. 잘렸기 때문이다.
고담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빠질수 밖에 없었다.
소소자는 앞으로 다가갔다. 그에게 정신차릴 시간을 주면 안된다. 그는 검을 휘두르며 사방을 막았다. 작하영은 이미 저 뒤쪽에 놔뒹굴고 있었다.
"아악!"
고담의 왼팔이 잘렸다. 얼굴을 향해 날아들자 자신도 모르게 왼손을 들어 막은 것이다.
'무서운놈'
고담은 무서웠다. 사실 애송이 하나였다. 소소자의 무공이 특출난 건 아니었다. 최단거리의 점과 점을 잇는다. 모든 무공의 기본이었다. 그의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다. 물론 타 무림인에 비해 빠른건 확실했다. 그렇다고 그가 못피할 정도는 아니다.
'빌어먹을 눈!'
소소자는 거리낌이 없었다. 아무리 무림인이라 하더라도 사람을 자르는데 잠깐의 망설임은 있기 마련이다. 베고 자르는데 익숙해지면 인성이 변하기 때문이라도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살인에 익숙해 지지 않는 것이 노강호인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놈은 당연하듯 베어들어온다.
분명 열명이상의 피를 보았을 놈이다.
'젠장. 오늘은 후퇴다.'
고담은 펄쩍 뒤로 뛰었다.
머리로 검이 날아들었다. 고담은 고개를 숙이고 몸에 천근의 무게를 실었다. 가까스로 뛰어오르던 몸이 잘리는 일은 면했다. 땅을 딛으며 그는 뒤로 뛰어나갔다. 소소자는 고담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는 뒤로 뛰면서도 소소자보다 빠른 것이다.
"네놈! 잊지 않겠다!"
소소자는 그가 뛰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런 그에게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작하영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소소자!"
반가운 목소리는 아니었다.
"죽여버리겠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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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2/03 15:02 | 연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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