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03일
소소자[笑小子] 04회
笑小子 04회
비록 시동문이 곽구천을 체포했다고는 하나 당시 제도상 곽구천과 그의 가족들을 현령에게 보내 처리하게 하였는데 작좌는 그들을 끌어내 한밤중 횃불을 주변에 깔아놓고 심문을 시작한 것이다.
"억울합니다. 제가 무슨 분란을 일으켰단 말입니까!"
곽구천은 무공을 익혀 몸이 단단하고 튼실했으며 목소리 또한 쩌렁쩌렁 울릴정도로 컸다. 그런 그의 소리에 작좌는 잠깐 움찔했다. 그러나 그 또한 현령으로 젊었을 당시 힘깨나 썼던 인물이다. 그는 기세에 눌리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네가 곽무문을 세운 것이 분란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건 다만 백성들이 몸을 보하고 활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곽구천을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백성이 살아야 나라가 사는 법. 본래 민심은 그 뜻이 휘기 쉽기 때문에 그들을 묶어 두기 위해선 잘 먹이고 잘입히는 것이 관건입니다. 요순이 아직 그 이름과 뜻을 널리 떨치고 있는것은 그 시대에 사람들이 어려움없이 잘 살았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부강하기 위해선 농업이 흥성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몸에 아픔이 없어야 합니다. 무술을 익혀 몸을 보하고, 가르침을 받아 뜻을 바르게 한다면 그들이 나라에 보탬이 되리란 건 분명한 일입니다."
"그게 말이 되느냐! 내 사람을 보내 이미 오래전부터 주시하고 있었는데 그 무공이 관군이 익히는 무술과 다르지 않으니 이를 적국이 알게 되면 우리나라가 쇠하게 될 것이 아니냐! 거기다 지금은 거리에 적을 도우는 자가 넘쳐나고 나라에 충성하는 이가 얼마 없음이 분명한데 이러고도 네가 죄를 짓지 않았다는 말이 맞느냐!"
"분명 가르친 무술이 군에서 배우는 것과 많이 다르지는 않지만 본래 제 할아버지 곽료께서 만든 무술입니다. 이 것이 군을 가르치는 기초가 되었기에 비슷할 뿐 그런 의도는 없었습니다."
작좌는 옳거니 하며 곽구천을 바라보았다.
"그래 네 말 잘했다. 네 할애비 곽료는 그 실력의 뛰어남으로 무사부까지 올라 군이 전력을 유지하는데 모든 노력을 보탰는데 손자인 네놈은 그 무술을 이어받아 나라를 위해 충성하기는 커녕 시동문에 몸담고 있으며 분란을 일으키다니 분명 죽어 마땅하다."
그제서야 곽구천은 자신이 죽게 될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라에 분란을 일으킨 일로 죽게 된다면 가족들 또한 죽기 쉽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라에 분란을 일으킨 사람은 어떻게 처벌받느냐."
"나라에 분란을 일으킨 자는 몸의 다섯군데를 소에 묶어 온 몸을 찢는 거열형이 맞습니다."
"억울합니다!"
작좌는 곽구천을 보며 말했다.
"형을 집행하라!"
작하영은 작좌의 딸이었다.
백성을 어지렵다는 이유로 곽구천은 죽었다. 그리고 그 재산을 빼앗겼으며 집안은 모두 흩어졌다. 그러나 그 형이 너무 가혹하다 하여 가족은 살리는 대신 모든 재산은 빼앗기로 하였다. 그리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킬 기회로 곽구천의 아들 곽상을 시동문 유년부에 입문시켜 무술을 익히게 했다. 가족은 살아 있었으나 예전의 성세는 더이상 없었다. 돈도 관직도 없는 그들에게 사람들은 발을 돌렸다.
"내 그 자들을 모조리 죽일 것입니다!"
"그만둬라... 그만둬."
곽구천의 정실 유씨는 곽상이 소리칠 때마다 그를 만류하였다.
"그들이 뻔히 알면서 아버지를 모함하여 죽인 것입니다. 복수를 모르면 사내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내 그들을 모두 떄려죽여 무엇이 정의로운지, 무엇이 정의롭지 못한 일인지 보여주겠습니다."
그 말에 유씨는 아들을 보며 엄히 이야기했다.
"그들이라니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그들말입니다. 그들. 작좌놈말입니다."
"작좌가 우리 집안의 원수란 말이냐..."
곽상은 주먹을 꼭 쥐고 이야기했다.
"어머님도 보시지 않았습니까."
"아니다. 아니다."
모친이 고개를 흔들며 이야기하자 곽상은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모친을 보았다.
"아니야 아니야. 네 아비가 명예를 탐할 때부터 이 일은 시작된 것이다."
"어머니!"
"굳이 곽무문을 세운 건 무엇때문이냐. 결국 명예롭기 위한 것이 아니냐.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냐."
"어머니! 그 무슨 말입니까!"
유씨는 곽상을 보며 이야기했다.
"욕심때문에 이리 됐으니. 넌 잘 들어라. 욕심을 부리면 결국은 망하는 법이다. 우리가 욕심을 덜부렸다면 현령을 적으로 만들었겠느냐."
곽상은 정신이 어지러워 집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시 돌아보았다. 예전 으리으리한 집에서 고작 방 두칸짜리 집이 보였다. 불과 몇달전만해도 집에 방이 백여칸이 되었고 담 한쪽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는데도 반시진이 걸렸다. 그 뿐인가. 집에 사람들이 넘쳐흘러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발을 뻗고 누우면 집의 반이었고 사람도 고작 자신과 모친밖에 없으니 밑바닥까지 내려온 것이다. 거기다 곽구천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다. 곽상은 시체를 거두지도 못했다.
"죽이리라... 죽이리라..."
그렇지만 모친이 이야기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왜 어머니는 그렇게 이야기했을까. 그녀가 오히려 화를 내면 더 내야 하지 않은가.
곽상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면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가만있었는데 그들이 나쁜짓을 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에 발을 옮기던 곽상은 자신이 곡구 바깥으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상심이 크다보니 주변이 어찌 변한지 생각도 못한 탓이다.
"휴... 돌아가야겠구나."
곽상은 몸을 돌려 집으로 갔다.
그러나 곽상 앞은 흐리디흐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꿈길을 겉는 것 같았다.
"지금은 보고할 것이 급하구나..."
소소자는 달려갔다. 몸에 큰 상처는 없었다. 힘이 빠져 잠시 몸을 늦췄지만 이제는 괜찮았다. 얼굴의 복면이 날아간게 걸리긴 했지만 흙을 발라 조금이나마 가렸다. 소소자는 경공을 밟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 년은 얼마 남지 않았어.'
"괜찮으십니까?"
쓰러져있는 작하영에게 사람이 왔다.
그녀는 옆의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소소자가 나간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놓쳤어. 놓쳤어!"
작하영은 울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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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2/03 15:07 | 연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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