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살자 (2007)

F5540-01

바르게 살자는 장진 밑에서 열심히 조감독을 하던 라희찬 감독의 극장개봉장편입봉작입니다.
이 영화야 기대하는 사람도 그렇고 만드는 사람도 똑같이 장진삘을 기대했겠지요. 기대한 만큼 보여주구요. 봤던 사람 또보니 반갑기도 하고...

그렇지만 분명히 이 영화는 장진과는 틀립니다. 분명분명분명.
장진은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여전히 대사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장진영화에서 대사와 상황 외에 무엇이 기억에 남았나. 분명 연출에는 여러부분이 있지만 특화된 위 두개 외에는 여타감독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잖아요. (그렇다고 여타감독에 이명세 같은 사람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상황과 대사는 시나리에오 전적으로 의지해야 할 부분이죠. 반면에 라희찬 감독의 바르게 살자는 여기서 무게중심이 조금 이동한 영화구요. 상황은 명확하고 대사는 간결하지만 사실 대사들은 좀 떨어지는게 사실이잖아요.

장진의 '박수칠 때 떠나라'와 여러모로 비슷한 면이 많아요. 그곳도 방송국과 카메라가 등장하고 잡는 자와 잡히는 자가 있어요. 정도만(정재영)과 이승우(손병호)와 비견되는 최연기(차승원)과 김영훈(신하균)이 있죠. 그렇지만 이 둘간의 차이는 갈등의 정도와 인물의 무게중심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두 인물의 갈등이 영화를 이끌어감과 동시에 영화를 지탱하는 원동력이죠. 그래서 그 둘의 이야기는 현재 뿐만 아니라 과거 또한 중요한 영할을 하고 있어요. 사건의 시작도 김영훈이 자신의 누이를 죽였느냐 죽이지 않았느냐를 밝히기 위한 최연기의 심문이죠.심문이니 만큼 그 둘이 서로간에 던지는 대사들이 중요하구요. 얼마나 가시가 박혀있느냐 얼마나 명확히 전달 되느냐. 그 장면 기억하세요? 최연기가 카메라를 가린채 몇대 두들겨 대며 심문을 하다 거의 마칠 때쯤 자신의 남동생에게 죽음을 당한 여자만큼 불쌍한게 어디있을까 하고 말을 던지는 장면이요. 그 때 김영훈은 문을 열고 나간 최연기에게 소리치죠. "그래 내가 죽였다. 내 누이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다." 아마 이런 뉘앙스였을 거에요. 대사는 짧고 굵게. 등장인물들이 서로가 말을 던지고 반응하고 하는 것들은 강조하는게 장진스타일이다 보니까 유난히 연극적이란 소리를 듣는거겠죠. 물론 해온일이 있으니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지만요. 제가 무진장 좋아하는 아는여자부터 블라블라블라블라.

그렇지만 바르게 살자는 등장인물들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사람들을 데려오고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장진이 생각나는 건 어쩔수 없겠죠. 이름도 장진삘로 지어다가. 그렇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상황이 틀려져요. 그들이 상황에 함몰되어 있나요? 박수칠 때 떠나라만 해도 그들이 그렇게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죠. 뭐 영화 보기전에 들어버리면 재미없으니 넘어가고. 아는 여자에서도 정재영은 병원의사에게 3개월도 채 못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움직이죠. 이나영은 중학교(고등학교?)부터 좋아했던 몸이긴 하지만. 저건 어떤가요? 거룩한 계보에서 정재영과 정준호가 자기 의지로 서로를 적대시해야 했나요? 하지만 바르게 살자에서 정재영은 그렇지 않아요. 분명 각본은 장진이 썼고 비슷한 설정들이 눈에 띄지만, 영화에서 보니 그들은 그런 것에 그다지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아요. 정재영은 오래전 도지사의 비리를 캐다 교통과로 좌천되어 갔는데 영화를 보신 분들중에 그것이 그렇게 큰일이었는지 와닿는 분 있어요? 대사 몇개로 처리한 그 과거가? 아. 그렇구나~ 그런 정도죠. 손병호는 정재영을 잡지 못해 죽을 똥 살 똥 움직이지만 그가 완전 죽을 지경은 아니잖아요. 코미디니까 그런 거라곤 하지 마세요. 그럼 멜로인 '아는 여자'는 어떻하라구요. 정재영이 강도가 된 이후(이전에도 그다지 큰 일은 없었지만) 그는 자기 의지대로 가고 있어요. 그리고 손병호의 비중은 약하죠. 그저 끌려다니기만 할 뿐. 개인적으로 아쉽긴 해요. 좋아하는 배우고 종씨니깐(농담농담) 정재영이 이리가면 이리가고 저리가면 저리가고. 딱 두번 감정을 보이죠. 강도 맡길 때 한번. 임산부 나갈 때 한번. 그 뿐이에요. 손뼉도 마주쳐야 박수가 나는데 한쪽이 작으니 갈등은 약하고 갈등을 원동력으로 삼았던 대사들은 좀 밋밋해요. 그 대신 편집을 얻었죠. 아마 장진이 감독을 맡았으면 처음 총을 쏘는 장면은 꽤 길었을 꺼에요. 그리고 사람들이 놀라는 클로즈업도 좀 넣고. 그런데 라희찬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그 순간 리듬이 빨라져 전 정말 총을 쏜 줄로만 알고 웃다가 모니터로 들어갈뻔했단 말이에요. 이건 뭐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겠지만 전 좋았어요. 한번씩 쪼여주니깐. 그리고 정재영이 총을 쏠 때마다, 특히 카메라맨을 쏠 때. 그리고 바로 다음 화면에 노이즈가 한참 낀 화면을 보여줬을 때. 영화를 영화로 보는 사람이니 그렇게 컷을 나눴을 거에요. 장진이라면 그런 컷 이후는 굉장히 느릿느릿 리듬을 갔을 거에요.

그리고 도지사 부분은 좀 끼워넣은 것 같은 냄새가 나요. 이렇게 웃으면서 영화본 게 오랜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닌게 맞는게 되진 안잖아요. 중간에 대사 몇줄로 넘어간 것도 그렇고, 훈련이후 에필로그마냥 넣은 것도 그렇고. 안따깝게 낭비되는 사람이 있어서 아쉽기도 하고. 이영아를 쓸꺼면 좀 분량을 늘려주든가 아니면 좀 덜 얼굴이 알려진 사람을 써서 기대하게 만들지 말든가.

그래도 그래도 아아아아~ 재밌다~ 팔 쭉피고 나올 수 있는 영화니까 좋아요~


2008/02/04 아침에.

by 만월 | 2008/02/04 07:03 | 잡담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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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영화] 바르게 살자
내가 영화는 잘 모르지만. 그저 보는 것을 즐길 뿐이지 전문가처럼 이렇다 저렇다는 잘 못 한다.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까. 영화 진짜 딱 장진 표 개그와 유머. 덕분에 혼자 낄낄대며 많이 웃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 더군다나 정진영이라니.... 장진의 개그를 누구보다 잘 소화해내는 그. 죠니뎁과 팀버튼만큼이나 다이나믹 듀오가 아닐까? 영화는. 시종일관 어디서 웃음이 터질지 모르는. 웃음 긴장이 흐른다. 장진 감독은 참 이런 면에서 대단.....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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